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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용 <The Method of Drawing 76-1-8-1> 작품 구매후기 본문

재밌는 투자

이건용 <The Method of Drawing 76-1-8-1> 작품 구매후기

Elletse 2022. 6. 25. 14:16

그동안 예술작품 공동구매 전 기대평은 종종 올렸는데, 구매후기는 정말 오랜만에 올리는 것 같다.

기대평을 올린 작품들에서도 엄청난 경쟁률 때문에 구매를 실패하는 경우가 많이 있고, 또 운이 좋게 구매에 성공했더라도 그 이후에 시간을 내서 구매후기를 올리려는 마음을 먹는게 참 힘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좀 신기하게, 공동구매 진행하는줄도 모르고 아트투게더에 접속했는데, 그게 또 어떻게 정확하게 공동구매가 시작되는 순간이랑 맞물려서 바로 공동구매에 참여할 수 있었던 작품이 생겼다. 공동구매 진행도 모르고 있었으니 기대평도 없고 해서, 이번에는 구매후기를 한 번 써보기로 결심했다.

 

이번 공동구매를 통해 일부를 소유하게 된 작품은 한국 화백인 이건용 작가의 작품이다. 작품의 이름은 The Method of Drawing 76-1-8-1 이라고 하는데, 바로 아래 작품이다.

이건용 The Method of Drawing 76-1-8-1

 

이건용 작가의 작품은 첫 구매이기는 하지만, 기존에 아트투게더에서 공동구매를 통해 소개되었던 적이 있어서 아주 생소한 작품은 아니다. 그림을 수직방향으로 붓을 내리듯이 그려놓은 작품들이 많이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이것은 이건용 작가의 제한된 공간에서의 그리기 기법을 보여주는 행위 예술 시리즈인 <Bodyscape> 시리즈의 작품 중 하나이다. 같은 시리즈 내 다른 작품들도 비슷한 느낌을 보여준다.

이건용 Bodyscape 시리즈 작품들

 이런 작품들은 어떻게 만드는 것인가 했더니, 정말로 전신의 행위 예술 작품이다. 어떤 조건을 통해 신체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도록 고정한 상황에서 제한된 리소르를 활용해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다. 마치 아래의 그림처럼.

행위 예술 작가, 이건용

 

사실 그냥 배경 지식없이 작품만을 보자면 참으로 난해해서 뭐라고 설명을 하기가 어려웠는데, 아래의 작품 설명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는 회화의 가장 기초적인 언어인 ‘선 긋기’를 신체의 지각과 존재의 확인이라는 철학적 사유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1979년 리스본 국제미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래로 현재까지 그 가치는 나날이 상승 중입니다.

이건용은 화면을 눈으로 마주하고 손으로 옮겨 그리는 전통적인 회화 방법론을 과감하게 폐기하고 미술가로서 ‘그리는’ 행위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성찰합니다. 그에게 ‘그린다’는 행위는 ‘신체의 표현’을 재설정하는 작업으로 1970년대 군부 독재 시절을 지나온 작가의 역설적인 자기표현이기도 합니다. 이건용은 독재 등 암울함으로 가득한 한국의 역사를 바라보며 스스로의 신체를 부자연스러운 상태로 만든 후, 캔버스를 향해 옆 또는 뒤에서 회화의 가장 기본인 선 긋기 동작을 수행하며 그의 흔적을 남기고자 현재까지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명은 시리즈를 처음 공개한 연도인 1976년의 ‘76’과 방법론을 구분 짓는 9개의 번호 및 해당 작품의 제작 연도로 명명됩니다. 이 작품을 위해 그는 화면의 뒤에서(76-1), 화면을 등지고(76-2), 화면을 옆에 놓고(76-3), 선을 그었습니다. 또한 손목과 팔꿈치를 부목으로 고정하고 이를 하나둘 풀면서(76-4), 다리 사이에 화면을 놓거나(76-5), 화면을 코앞에 둔 채 양팔을 활짝 벌리고(76-6), 어깨를 축으로 삼고 반원의 선을 침착하게 화면에 남겼습니다(76-7). 이 밖에 온몸을 축으로 거대한 반원을 만들거나(76-8), 두 팔과 다리를 위아래로 점프하듯 격렬하게 몸부림치며 날개 형상의 선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76-9).

- 아트투게더 작품설명에서 발췌

 

이번 작품은 캔버스의 뒤에서 선 긋기 동작을 수행하며 그리는 행위의 본질에 대해 성찰한 작품인 것이다. 추상적으로 보이는 선에 철학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작년 9월에 공동구매가 진행되었던 이건용 작가의 다른 작품은 5개월만에 26프로 정도 되는 상승된 가격으로 판매가 되었다고 한다. 과연 이번 작품은 얼마나 큰 수익을 가져다 줄지 무척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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