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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겨울의 파리에도 그 나름의 낭만이 가득하다.

Elletse 2013. 1. 12. 22:59

유럽 여행을 생각하면, 흔히 여름의 따사로운 혹은 무더운 날씨와 함께하는 여행을 떠올리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겨울의 유럽은 여름에 비해 불리한 것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해가 무척 짧다. 여름철 아홉시가 넘어야 겨우 어둑어둑 해지는 것과는 달리 겨울에는 다섯시가 넘으면 한밤중이다. 그에 맞추어 모든 관광지의 개방 시간도 짧아진다. 또 아예 개방하지 않는 곳도 많고. 그 뿐이랴, 날이 추우니 옷을 잘 챙겨와야 하고 짐의 부피도 같이 늘어난다.

그래서 연말 휴가 여행지를 고민할 때, 정말 이래 저래 걱정이 많았다. 어디를 가야 낭만적인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맞이할 수 있을까. 그러다가 결정한 곳이 바로 파리였다.

여행을 위해 찾았던 것만해도 두 번, 다른 곳을 가기 위해 중간 경유지로 들른걸 모두 따지면 여섯 일곱 번이 될텐데, 겨울에 온 적은 없었다. 그래서 더욱 걱정이 많았다. 관광지가 문은 열었을까, 유럽 휴가 기간인데 음식점은 영업을 할까, 날씨는 괜찮을까, 등등등. 하지만 그것은 모두 괜한 걱정이었다. 겨울의 파리는 여름엔 알 수 없던 낭만이 있었다.

1. 반짝반짝 불켜진 샹젤리제 거리. 언제나 그렇듯 많은 사람들로 넘쳐나는 이 큰 거리에는 예쁘게 장식한 전구들이 겨울 밤을 아름답게 비추고 있었다. 그 거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노라면, 유럽의 낭만과 여유를 만끽하는 순간을 맛보게 된다.

2. 파리 곳곳에 늘어선 크리스마스 마켓은 여름엔 상상할 수 없던 볼거리 즐길거리였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독일이 우명한데, 보통 이브 날이 마지막이다. 그런데 성탄 다음날 도착한 파리에는 여전히 도시 곳곳에 크리스마스 마켓이 성업중이었다. 그곳에서 또 한 번 즐거운 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었다.

3. 일찍 지는 해가 또 이렇게 고마울 줄은! 여름엔 파리의 야경을 보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밖에 있어야 했는데, 겨울엔 딱 좋다. 여섯 시쯤 도착한 에펠탑에서, 한시간 반 쯤 기다려 올라가 구경을 하고 내려와서 숙소로 도착했는데도 아홉시다 ;) 여름이라면 자정 쯤은 되어야 했겠지. 유람선도 마찬가지! 굳이 늦은 시간에 운행하는 걸 타지 않아도 파리의 야경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4. 날씨 또한 딱이다!, 파리의 겨울 날씨는 생각만큼 혹독하지 않았다. 보통 8-10도 안팎의 기온에, 밤낮 일교차도 크지 않다. 오히려 여름의 무더운 날씨에 지쳐 넉다운되는 것이 싫다면 적당히 추운 이 날씨도 굿! 특히나 올해 한국의 겨울은 무지무지 춥다던데....

물론 안타까운 것들도 있었다. 생투앙 벼룩시장에 갔더니 딱 우리가 방문한 기간동안은 휴점이랜다. 수없이 많은 가게들 중 영업하는 곳은 몇 개에 불과했다... 몽파르나스 인근 크레페 거리 맛집이라는 크레페리 드 죠슬랭을 찾아갔는데 여기도 휴점이었다. (그 옆에 다른 가게는 다 영업 중이었기에 그 중 하나를 갔는데 거기도 맛있었다!) 하지만 이를 통해 다음에 또 파리를 올 좋은 이유를 남겨 놓았으니, 그도 만족이다!

P.S. 다음주엔 생일 기념으로 헝가리-부다페스트- 여행이다!!  앗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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