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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Elletse 2023. 10. 29. 15:10

상해/상하이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가 있다.
알고있던 사실이지만 이걸 다시 기억하게 된 것은 비행하면서 본 영화 "암살" 덕분이다. 2015년도에 발표된 작품으로 굉장히 흥행했던 성적을 보여주는 영화인데, 사실 몰랐다. 아니면 그 당시에는 들어봤을텐데 잊어버렸거나. 아무튼 비행기에서 잠을 못이루고 한국 영화를 내리 세 편을 봤는데, 그 중 하나가 이 작품이었다.

너무 재밌게 보았고 여운도 많이 남는 작품이라서 상해에 도착해서 작품에 대해 찾아보고 나무위키 설명도 읽으면서 맞아 그랬지 이러기도 하고 그러다가, 혹시 미라보 호텔이 아직 있을까 궁금해서 찾아보다보니, 임시정부 청사가 지내고 있는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려 걸어서 10분!

주말을 이용해 잠깐 다녀오기로 했다. 멀지도 않은데 거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것 같은 의무감 아닌 의무감이 들었다. 며칠 전 영화의 후폭풍이다.

고층 건물과 명품관이 즐비한 프랑스 조계지의 신천지에 이런 건물이 존재한다고 싶지만, 분명 존재한다. 스마트폰 지도에서 뭐라고 검색해야 할지 몰랐는데, 인터넷 블로그에서 본 지도로 대충 위치를 보고 찾다가 바로 발견했다.

DaHan MinGui LinShi ZhengFu JiuZhi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라는 이름의 버스정류장이다. 중국말은 한자어 발음이 우리 말이랑 정말 비슷하구나 싶었다.

건물 바로 앞에서 서는 정류장인것 같다. 물론 나는 걸어갔기에 버스를 탈 일은 없었다. 임시정부 자체는 Republic of Korea Temporary Government Former Site 라고 검색하면 된다. 주소는 다음과 같다.

Masang Road 306 Long
No. 3-5, Huangpu,
Shanghai, China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

마당로를 따라 걷다보면 중간즈음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있는게 보이는데 그게 바로 임시정부 청사다. 한국인 여행객은 물론이고 중국인들도 많이 방문하는 모양이다.


개관시간

중간에 점심시간에는 휴관이다. 미리 블로그에서 오픈 시간을 보고 갔기 때문에 11시 반 전 아침 타임에 가려고 10시 반쯤 나섰는데, 입장은 11시까지만 된다는건 가서 알았다. 10분 늦었으면 놓칠뻔 했다.

입장료는 성인 20위안이었다. 우리돈으로 3천원 정도? 이렇게 입장료를 냄으로서 임시정부 유적지를 계속해서 운영해 나갈 수 있다면 얼마든지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장도 전부터 벌써부터 뭉클해지는 마음은 내가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구나 라고 깨닫게 한다. 예전에 헤이그에서 이준열사 기념관에서도 그랬는데.

표를 사고나면 매표소 밖으로 나와 그 옆의 철문을 지나 들어가면 된다.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은 금지라고 리마인드 해주신다.

자전거 금지 표시쪽 문을 열고 들어가면 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들어가기도 전부터 왠지 눈가가 시립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건물 내부에는 옛날처럼 모습을 재현해 놓은 방들이 몇 개 있었고, 그 다음에는 자료 전시를 해놓은 공간들이 있었다.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료들 하나하나를 읽어보며 그 당시 독립운동을 하시던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해보며 찬찬히 훑어보니 30분이 쉽게 지났다. 특히 앞에서 구경하시던 중년 부부가 가이드와 함께 계셨는데, 의도치 않게 뒤에서 설명을 들으면서 다니게 되어서 더 좋았다. 그냥 전시만 보는 것 보다 훨씬 생생하게 또 많은 사실들을 알 수 있었다. 누군지 모르는 가이드님, 이 글을 빌어 감사드립니다.

전시실에서 고난의 임시정부 시대를 떠나 광복을 맞이하여 고국으로 귀국하기 전 요원들이 남겨놓은 감상/다짐의 문서가 있는데, 대부분은 한자로 쓰여서 알아보기가 힘들었지만 유독 눈에 띄는 한글 문구가 있었다. 촬영 금지라 정확한 문구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충 새살림으로 잘 꾸려나가자 그런 문구였는데, 그당시 요원들이 아마도 느꼈던  긴 고난이 드디어 끝났다는 안도와 앞으로의 희망이 느껴져서 마음이 또 숙연해졌다.

30여분의 짧은 방문을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오니,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낡은 건물의 외관이 보였다. 그당시 독립운동을 하던 그 분들은 무슨 마음으로 무슨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셨을까. 심지어 지금의 내 나이보다도 어린 나이에 목숨을 바쳐 독립에 대한 그들의 신념을 보여주셨던 그 분들이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건물 맞은편은 아주 현대적인 모습으로  발전한 신천지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임시정부가 이런 곳에 아직까지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상해 신천지의 중심에 있어 찾아가기도 어렵지 않고, 입장료도 비싸지도 않다. 번화한 신천지의 샵을 방문하며 상해를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한번 쯤은 이곳에 들러 우리의 뿌리를 다시 생각해보고 그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잠시라도 가져보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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