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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어디서나 삶을 여행처럼
유럽 여행을 생각하면, 흔히 여름의 따사로운 혹은 무더운 날씨와 함께하는 여행을 떠올리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겨울의 유럽은 여름에 비해 불리한 것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해가 무척 짧다. 여름철 아홉시가 넘어야 겨우 어둑어둑 해지는 것과는 달리 겨울에는 다섯시가 넘으면 한밤중이다. 그에 맞추어 모든 관광지의 개방 시간도 짧아진다. 또 아예 개방하지 않는 곳도 많고. 그 뿐이랴, 날이 추우니 옷을 잘 챙겨와야 하고 짐의 부피도 같이 늘어난다. 그래서 연말 휴가 여행지를 고민할 때, 정말 이래 저래 걱정이 많았다. 어디를 가야 낭만적인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맞이할 수 있을까. 그러다가 결정한 곳이 바로 파리였다. 여행을 위해 찾았던 것만해도 두 번, 다른 곳을 가기 위해 중간 경유지로 들른걸 모두 따지면..
미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알게 된 유럽 친구들이 있다.독일, 프랑스, 벨기에, 카탈로니안, 영국.. 등등.. 다 셀 수도 없는 친구들 중에 벨기에와 네덜란드, 독일의 친구들로부터 한번 보자는 연락이 왔다."어디서 볼까?" 라는 내 물음에 그들이 답한 곳은 마스트리트(Maastricht). 신기하게도 벨기에와 네덜란드 그리고 독일의 국경까지 접하고 있어 가볍게 만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만나기 전에 시간이 남아 아침일찍 먼저가서 도시들 구경하기로 했다. 성 세르바스 성당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건축물 중 하나이다.현재의 건물은 15세기까지 걸친 보수의 결과물로 다른 유럽의 성당들과는 다르게 한 바퀴를 빙 둘러보면 마치 해자를 두른 성처럼 견고하고 입구를 찾기가 여러웠다.내가 갔을 당시에 일반에 공개..
변화무쌍한 유럽의 날씨에서 예정된 여행일정(특히, 그것이 야외일정의 경우 더)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기란 여간 쉬운일이 아니다. 지금부터 이야기할 파리의 유람선인 바토 무슈가 그 완결판이였다. 빙글양과 파리여행을 시작하면서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 에펠탑에 가보는 것과 유람선을 타고 세느강을 한번쯤 거스르는 것이였다.여행가서 남들이 하는 것은 나도 다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나이기에 이 둘은 빼 놓으면 나중에 한번쯤은 반드시 후회할 것이 불보듯 뻔했다.하지만 변수는 역시 날씨였다. 몇십분을 기다려 놓고도 강풍 때문에 에펠탑 앞에서 숙소로 돌아가야 하기도 했고 유람선 역시 장대비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였다. 몇번의 고배를 마시고서야 드디어! 겨우 파리의 바토무슈에 오를 수 있었다.다른 유람선도 있었지만 바..
드디어 파리 여행의 마지막 밤. 크리스마스 다음날부터 새해 첫 날까지의 1주일 일정이었는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았고 여행자도 "엄청" 많아서 참 신기했다. 유럽은 연휴가 많아서 연말에는 파리도 조용할거라 생각했던 나는 너무 어리석었음이 판명되었다. 여름 성수기 때보다 더 길게 늘어선 줄에 급 당황... 노트르담 루브르 에펠탑에서. 덕분에 당연히 문 다 열었을거라 기대한 생 투앙 벼룩시장은, 그러나 대부분 휴점이었고. 오르셰는 월요일날 휴관이라 마지막 무료 입장의 기회를 놓쳐서 슬프고... (아침에 일어나서 알았음. 나가기 전에 안게 어디냐 ㅠㅠ) 음식점들은 다 문을 열었길래 블로그에서 찾은 맛집 크레페리 드 죠슬랭도 열었을거라 기대했건만, 딱 그 집만 휴점이었다. (그래서 그 앞집 중 하나에서 먹었는데..
빙글군과 함께 크리스마스 휴가를 즐기기 위해 찾은 파리. 그 일정의 절반 정도가 자나고 있다. 남들처럼 화려한 쇼핑을 즐기는 것도 아니고 박물관 하나하나를 샅샅이 보고다니는 것도 체력이 허락하질 않아서, 우리의 여행은 방랑 여행이 되고 있다. (ㅋㅋ) 네덜란드와 달리 이 곳 파리의 말씨는 섭씨 8도가량의 온화한 겨울 날씨인데, 오늘은 특히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다. 파란 하늘에 총총히 흩어진 구름이라니! 한국의 가을 날씨 같았다. 너무 가볍게 하루를 보내고 마지막 일정으로 에펠탑에 올라가려 줄을 섰는데... 이건 왠 돌풍?.. 삼십분쯤 기다려 겨우 표사는데가 보이는 위치까지 (그러나 예상 대기시간은 여전히 40분쯤 되어 보이던 위치...) 왔는데, 두둥. 스트롱 윈드로 인한 Top 전망대는 closed 란..
유럽에서 겨울을 보낸다면 한번쯤 꼭 가봐야 한다는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 그 중에서도 손에 꼽는다는 쾰른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유럽을 여행하는 여행자들 뿐 아니라 독일인들도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하는 장소이다. 쾰른의 마켓을 빙글양과 함께하는 첫 유럽 당일치기 프로젝트의 시작으로 정한 것은 크리스마스 직전까지 약 한달간만 허락된 특별한 기간의 특별한 곳이였기 때문이다. 쾰른 크리스마스 마켓의 장점 중 하나는 많이 걷지 않고도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마켓의 바로 뒤에는 유럽에서 손에 꼽히는 건축물 중의 하나인 쾰른 대성당이 자리하고 있었고 마켓의 입구로 나가면 방사선처럼 거대한 쇼핑거리가 펼쳐져 있었다. 크리스마스 마켓을 잠시 구경하고 숨을 돌리려 쾰른의 쇼핑거리를 한 시간즈음 거닐자 비가 추적추..
8년 전의 유럽 여행, 1년 전의 짧은 3개월 유럽 체류, 그리고 올해의 생활 중에서 가장 많이 들른 도시를 꼽으라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인 도시 (Köln, Keulen, Cologne, .... ). 그리고 단연 이 도시는 여행 중 한번 쯤 들르기를 조심스레 추천하고픈 도시 중 하나이다. 왜? 사실 쾰른 대성당 이라는 엄청난 크기로 유명한 성당을 뺀가면 이 곳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는 도시인데? 그래서 가이드북에도 항상 등장하긴 하지만 고작 한 두장의 정보 뿐인 이 곳을? 1. 중앙역에서 나오자 마자 바로 볼 수 있는 대성당의 위치는 이 곳을 유명하게 만든 단연 최고의 이유이다. 플랫폼이 20여개는 될 정도로 큰 중앙역. 서부 독일을 지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지날 수 있는 역. 또 다른 도..